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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실무

TOPIC 6. 기축통화(KEY CURRENCY)

storycustoms 2021. 11. 4. 15:43

 

 

한 국가 안에 외환시장이 형성되어 있다면, 그 외환시장에서 주로 거래될 외국통화는 국제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통화이다. 어떤 국가가 교역상대국을 특정국가로 제한할 때, 그 국가 안에 형성된 외환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외국통화는 교역이 허용된 국가에서 통용되는 통화로 한정된다. 반면에, 모든 국가와의 교역을 일반적으로 허용하는 경제시스템이라면, 외환시장에서 교환 될 수 있는 외국통화 또한 다양할 수 있다.

 

 

 

그러나, 외국화폐(통화)라고 하여 모두 동일한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구 상 어딘가에 외부세계와 차단된 원시 부족국가가 있고, 부족장이 확인하고 표시한 조개껍질이 이들 원시부족 국가 내에서 이뤄지는 교환거래를 매개한다고 할 때, 이 조개껍질은 그 부족국가 안에서 지불수단인 화폐가 된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 그 부족의 결제수단인 조개껍질을 취득하여 국내로 반입하였다면, 이 조개껍질은 일반적 의미에서 외국통화이다. 즉, 이 조개껍질은 우리나라와 부족국가 간 교역의 결제수단으로서 유용할 수 있지만, 현대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그 원시 부족국가와 직접 거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므로 외국화폐인 이 조개껍질은 우리나라에서 쓸모없다. 해당 부족사회에서만 통용되는 화폐(조개껍질)에 대한 국제적인 수요는 전무할 것이다.

 

 

 

반면, 미국의 달러화처럼 세계 각 국과 교역하는 국가의 통화는 원시부족 국가에서 유통되는 통화와 다르다. 우리나라 안에서 달러화에 대한 공급과 수요는 미국과의 국제교역량에 비례하여 증가 할 것이므로, 미국과 빈번히 교역하는 우리나라 안에 형성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와 원화 간 교환이 쉽게 이뤄질 수 있다. 원시부족국가의 조개껍질이나 미국의 달러화는 모두 외국통화이지만 조개껍질은 원화로 교환되기 어렵다. 그러나 미국 달러화는 그렇지 않다. 한 국가 내에 형성된 외환시장에서 특정국가의 통화에 대한 교환가능성을 외국통화의 유통성이라고 할 때, 미국 달러화와 원시부족국가의 통화의 지위는 유통성의 차이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국 달러화·유로존의 유로화·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와 같은 특정국의 통화는 국제거래의 결제수단으로 인정된다. 이들 국가들은 다른 전 세계의 많은 국가와 국제(무역)거래를 하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이들 통화는 해당 국가 안에서 교환을 매개하는 결제수단으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와의 무역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 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이들 통화에 대한 수요는 이들 국가와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서 국제적으로 형성된다.

 

 

 

결국, “외국화폐(통화)라고 하여 모두 동일한 지위를 갖지는 않는다.”는 의미는 특정 국가에서 유통되는 통화의 유통성 차이를 설명한다. 국제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인정된 통화는 다른 국가에서도 해당통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형성되고, 원활한 수요와 공급이 뒷받침 되는 외국통화는 다른 국가의 외환시장 안에서 해당 국가에서 널리 통용되는 화폐와 교환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인정받는 통화는 해당 화폐 발행국의 경제력에 기반 하여 국제적인 신용을 인정받는다. 그 결과 다른 국가의 외환시장 안에서 거래량이 큰 유통성이 높은 통화가 된다. 미국 달러화와 같이 국제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인정되는 통화를 기축통화(KEY CURRENCY)라 한다.

 

 

 

국제거래의 당사자는 국제간 교역이나 금융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채권·채무의 결제수단인 외환을 취득하거나 처분하기 위하여 외환시장 내 거래에 참여한다. 따라서, 외환시장 안에서 주로 거래되는 외환(외국통화)은 국제거래에서 결제수단으로 인정되는 미국 달러화나 유로존의 유로화, 중국의 위안화 등이며, 이들의 특징은 특정국가에서 발행되고 통용되는 통화이지만, 국제거래의 결제수단으로도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이 속성으로 말미암아 이들 통화를 지급수단으로 인정하지 않는 두 국가 간의 거래에서도 미국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가 결제수단으로 기능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다.

 

 

 

미국은 전 세계의 많은 국가와 거래를 한다. 미국 달러화가 미국과의 거래를 매개한다고 할 때, 그 거래의 결제통화는 미국 달러화이며, 미국과의 교역량이 큰 국가에서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원활하게 형성된다. 즉, 달러화는 미국 달러화와 자국통화 간 교환수요가 높은 유통성이 큰 지급수단이다. 이는 미국이 아닌 두 국가 간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는 교환을 매개할 수 있다.

 

 

 

예컨대, 베트남과 대한민국은 모두 미국과 대외거래를 하고 있다. 베트남은 베트남 동(VND)화를, 대한민국은 원화(KRW)를 통용되는 통화로 인정하고 있지만, 두 국가 안에서 형성된 미국 달러화와 상대국의 통화 간 유통성을 비교하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통성이 더 크다. 화폐의 유통성이 크다는 의미는 두 국가 안에서 자국통화와 교환가능성(처분가능성, 조달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이 관점에서 두 국가 간 거래의 결제통화를 대한민국 원화(KRW)나 베트남 동(VND)화보다 미국 달러화(USD)로 채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간의 거래에서 거래대금은 베트남 내에서 통용되는 통화인 ‘베트남 동(VND)화’나 우리나라 내에서 통용되는 통화인 ‘대한민국 원화(KRW)’로 결제 할 수 있지만, 이 두 통화는 국제거래대금 결제에 일반적인 지급수단으로 기능하는 통화는 아니다. 물론, 이들 통화는 베트남과 대한민국 간 무역대금 결제에 제한적으로 이용 될 수 있겠지만, 대한민국 원화(KRW)나 베트남 동(VND)화는 미국 달러화보다 유통성이 떨어지는 통화이므로, 베트남이나 대한민국 내에서 상대국통화와 자국통화 간 교환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 통화는 미국 달러화에 비하여 국제거래에서 일반적인 결제수단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낮다.

 

 

 

미국 달러화는 양국의 통화보다 유통성이 높은 통화이고, 두 국가 내의 외환시장에서 활발히 교환되는 상황이라면, 대한민국과 베트남 내의 무역거래자는 베트남이나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통화를 결제통화로 굳이 채택할 필요는 없다. 무역대금 결제를 하여야 하는 당사자가 해당 국가 내에서 미국 달러화를 비교적 쉽게 조달 할 수 있고, 무역대금을 달러로 결제받은 당사자도 해당 국가에서 미 달러화를 자국통화로 쉽게 교환할 수 있다면 해당거래의 결제수단을 미국 달러화로 채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미국 달러화 같은 기축통화에게 국제거래에서 일반적으로 결제통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통화로서의 지위를 부여한다. 따라서, 기축통화와 자국통화 간 교환이 이뤄질 수 있는 외환시장이 형성 된 국가 간 국제거래에서는 미국 달러화와 같은 기축통화가 그 거래의 일반적인 결제통화가 될 수 있으며, 기축통화는 그 통화가 통용되는 국가와의 국제거래에서 결제통화로 쓰이기도 하지만, 이들 통화가 통용되지 않는 국가 간의 거래에서도 미국 달러화가 결제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