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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PIC 26. 밭떼기거래와 선물환거래(FORWARD) 본문
우리나라에는 ‘밭떼기 거래’라는 선물환거래(선도거래)와 유사한 형태의 거래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배추를 재배하는 농부와 이 농부로부터 배추를 구매하여 시장에 유통시키는 유통업자 간 거래를 가정하여 이 거래의 흐름을 통해 선물환거래의 유용성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먼저, 두 거래자(농부와 유통업자)간 배추가격의 변동에 따른 이해관계의 변화를 미리 정의한다.
2년 전, 김장철 배추의 시장가격이 폭락했었고, 농부는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출하비용에 훨씬 못 미쳐, 농부는 어쩔 수 없이 재배 한 배추를 출하하지 못하고 밭을 갈아엎었다. 농부는 큰 손해를 입었던 농부는 배추 값이 포기 당 1,000원만 되었더라면 배추를 출하 할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한편, 작년 배추의 시장가격은 재작년과 달리 이른 한파로 인해 크게 상승하였다. 배추를 유통하는 업자는 보유한 한정된 현금으로 높은 가격의 배추를 매입하여야 했기 때문에, 연초 예상하였던 1,000포기보다 적은 500포기 밖에 구매할 수 없었고, 포기 당 거래마진을 취하는 유통업자는 배추가격 상승으로 손실을 입었다. 이 때 유통업자도 역시 배추 값이 예년과 비슷하게 포기 당 1,000원이었으면 하고 생각하였다.
지난 두 해 동안, 배추의 출하시기의 실제 배추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였다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출하시기의 배추의 가격 변동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농부는 김장철 배추의 파종시기에 깊은 걱정에 빠진다. 유통업자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이익은 배추 출하시기 가격에 영향을 받지만,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은 파종시점에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시장에서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얼마에 형성될지가 이들의 주요관심사이고, 큰 배추의 가격변동성만큼 이들의 걱정도 깊다.
출하시기 배추의 가격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걱정은 비슷하지만 내용은 정 반대이다.
농부는 금년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2년 전과 같이 크게 하락하는 것을 걱정하지만, 유통업자는 작년처럼 같이 배추 값의 폭등을 우려한다. 이 두 사람이 걱정하는 바는 전혀 다르지만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1,000원 이기만 하면 좋겠다는 바램은 동일하다. 걱정이 깊은 두 사람은 우연히 서로 만날 기회가 있었고, 각 자의 고민을 나누던 중 출하시기에 배추가격이 포기 당 1,000원 이었으면 좋겠다는 공통적인 바램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때, 유통업자가 농부에게 하나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유통업자는 농부가 금년 재배 할 배추를 포기 당 1,000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의한 것이다. 농부는 유통업자가 제안한 거래의 내용이 자신의 바램과 맞아 떨어져서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농부와 유통업자는 특정시점에 특정가격으로 배추를 구매하기로 약정을 하였고, 유통업자는 배추의 구매대금을 배추의 출하시점에 지급하기로 하였다. 이 거래에서 배추가 거래대상 물품으로 확정되어 유통업자에게 인도되는 시기는 배추가 다 자란 출하시점이며, 마찬가지로 유통업자가 배추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는 시점도 배추의 출하시점이다.
위의 농부와 유통업자간 거래를 소위 ‘밭떼기 거래’라고 한다.
‘밭떼기 거래’의 본질은 농부와 유통업자가 배추의 수확 전 앞으로 수확 될 배추를 특정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이다. 농부나 유통업자에게 노출된 위험은 배추가격의 변동에 따라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므로, 배추의 가격변동성을 제거하면 이들의 위험 또한 함께 제거될 수 있다.
농부와 유통업자는 밭떼기 거래를 통해 출하시점의 배추거래가격을 포기 당 1,000원으로 거래시점에 고정하였고, 농부나 유통업자는 이 거래를 통하여 출하시기 배추의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약정한 가격으로 배추를 매매할 수 있다. 이 거래가 맺어진 이상 농부나 유통업자는 배추의 시장가격변동에 따른 손해에 대한 걱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배추가격 변동에 따른 두 거래자의 위험(농부와 유통업자 모두 배추의 가격변동위험)도 제거되었다. 이 처럼 밭떼기 거래는 배추가격변동에 따른 위험을 제거 할 수 있는 수단이 되지만, 위험이 제거되는 방식이 거래시점에 배추가격을 현재시점에 고정하는 것이므로 가격변동에 따른 이익을 볼 기회 또한 함께 제거된다.
즉, 출하시기의 배추가격이 약정한 거래가격과 차이가 있으면 누군가 손해를 본다.
배추가격이 상승하면 농부는 시장가격보다 낮은 약정한 가격으로 유통업자에게 매도하여야 하고, 반대로 배추가격이 하락하면 유통업자는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농부로부터 배추를 매입하여야 한다. 예컨대, 유통업자와 농부가 출하시점에 배추를 거래하기로 약정한 가격이 포기 당 1,000원이라고 할 때, 출하시기 배추의 시장가격이 800원으로 떨어지면, 유통업자는 시장에서 800원에 살 수 있는 배추를 이미 농부와 맺은 약정 때문에 농부로부터 포기 당 1,000원에 매입하여야 한다.
배추를 포기 당 200원 비싸게 매입하여야 하므로 그 만큼의 손해가 발생한다. 반대로, 출하시기 배추가격이 1,300원으로 상승하면 농부가 손해를 본다. 농부는 시장에 내다팔 때 보다 300원 낮은 가격으로 유통업자에게 팔아야 하므로, 포기 당 300원의 손해가 농부에게 발생한다.
농부가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것은 반대로 유통업자가 낮은가격으로 매입하는 거래가 되므로, 이 처럼 일방의 손실은 상대방의 이익이 되는 거래가 된다. 마치 미리 가격을 정해놓고 그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약정하는 것은 도박과 유사하지만, 밭떼기 거래를 통하여 배추라는 자산의 가격을 미리 확정하는 효과가 있어 배추가격변동으로 발생하는 걱정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수단 중의 하나로 이해될 수 있다.
농부와 유통업자는 밭떼기 거래를 왜 하는 것인가. 어떤 효용이 있는가. 배추라는 자산은 가격이 변동하는 자산이다.
출하시기의 배추의 미래가치는 불확실하다.
자산의 가격 변동성은 자산 가치 변동에 따른 손실위험(이익가능성)의 원인이 된다. 농부는 배추가격이 하락할 때 손실을 입고, 배추가격이 상승하면 이익을 얻는다. 반대로 장래의 특정시점에 배추를 매입할 유통업자는 배추가격이 상승하면 손실을 입고,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다. 이들에게 있어 출하시기의 배추는 미래의 가치가 불확실한 자산이다. 불확실한 상황은 장래의 어떤 결과를 예측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자산의 가치가 불확실한 거래상황은 장래의 어떤 결과를 예측 할 수 없는 상태이고,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자산 등을 보유하는 자가 입을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통상 자산에 대한 위험(RISK)이라고 한다. 불확실성과 위험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지만, 불확실성은 자산가치의 변동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지칭하며, 위험은 불확실성에 기인한 손실발생 가능성으로 미묘한 차이가 있다.
배추가격은 출하시점에 확정되어 가치를 현재시점에 확정할 수 없는 불확실한 자산이다.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은 그 자산에 내재한 고유한 속성이므로 배추가격의 불확실성을 일반적으로 제거 할 수 없다. 배추에 내재된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에 따라 농부나 유통업자는 가치변동으로 인한 손실위험에 노출된다. 반대로, 가치변동에 따라 이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들의 손익 가능성은 자산의 불확실한 속성에 기인한다.
그러나, 농부와 유통업자에게 노출된 위험은 제거 관리 될 수 있다. 즉, 농부와 유통업자는 밭떼기 거래를 통하여 출하시점의 배추가격을 포기당 1,000원으로 확정하였다. 배추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할 것이지만, 두 거래자는 장래의 배추가격에 관계없이 약정한 가격으로 배추를 매매 할 것이기 두 거래자의 배추가격의 불확실성은 제거된다. 두 거래자간 맺은 선도거래는 자산의 속성인 불확실성에 기인한 위험을 제거·관리 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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